코코 : 리멤버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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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줄평


 이런 저승이라면 당장 가고 싶다
 주름살이 귀엽게 보이다니...
 영원히 소멸되지 않을 픽사의 상상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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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는 전혀 준비도 안되어 있던 저를 펑펑 울린 가슴 뭉클한 감동의 애니메이션이었습니다. 요즘 계속 질질 짰던 영화 얘기만 하는 것 같군요. (부끄럽군...)

픽사는 일단 이름에서 80 먹고 들어가는 무조건 믿고 보는 회사이지요. 생각해보니 그동안 픽사 영화의 프로듀서나 감독이 누구인지 한번도 궁금해 하거나 찾아본 적이 없었네요. 그저 픽사가 감독이자 프로듀서인걸로, 그 직원들이 누군지는 관심이 없던 것 같습니다.ㅎㅎ

코코는 토이스토리3편을 감독했던 '리 언크리치'가 감독했으며 토이스토리2, 몬스터 주식회사, 니모를 찾아서도 공동 감독했다고 합니다. '리 언크리치' 앞으로 기억할께요. 이씨는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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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코코가 한국에서 그렇게 흥행에 성공한 애니인 줄은 몰랐는데 우리나라 역대 애니메이션 관객수 8위에나 오른 작품이더군요. 1위는 월등한 차이로 '겨울왕국'이고 '쿵푸팬더1,2,3 (대단하다 쿵푸팬더)', '인사이드아웃', '주토피아' 그리고 '너의이름은'에 이은 8위의 성적을 갖고 있었습니다. (몬스터 주식회사, 월-E, 토이스토리가 10위권에 없다니... 제가 이래서 통계는 안 믿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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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는 그동안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애니에서 거의 금기시 했던 사후세계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영화를 보기에 앞서 멕시코 최대 축제이자 명절인 '망자의 날(Día de los Muertos)'을 먼저 알아두시는게 좋아요. 망자의 날은 매년 10월 31일부터 11월 2일까지 3일간 진행되며 마지막 날인 11월 2일은 국경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북미의 할로윈과 비슷한 축제라고 보시면 되는데요. 악령으로 부터 자신을 보호하고자 분장하는 할로윈과는 달리 망자와의 만남을 기념하는 신성한 날로 해골 모양의 장식물을 만들고 해골 분장을 해 죽은 자를 기린다고 합니다. (영화 007 스펙터 도입부에 이 축제가 잘 담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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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은 죽은 자들이 가족을 만나기 위해 이승을 방문할 수 있는 유일한 날로 이를 환영하는 의미에서 제단을 만들어 장식하고, 또한 해골 분장을 하고 무덤을 방문해 무덤을 정리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제사랑 성묘와 비슷하다고 보면 되겠네요. 멕시코인들은 밝은 사후세계관을 가지고 있다고 해요. 천국과 지옥이 없이 현세의 삶이 그대로 이어지는 세계관인 것 같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신과함께'만 봐도 정말 확연히 다른 사후세계의 모습을 비교하실 수 있으실 거에요. (하지만 이런 세계관은 극중 전설의 뮤지션 델라크루즈처럼 유명인은 죽어서도 유명인이고 루저는 죽어도 루저라는 점이 쫌 끔찍하긴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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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멕시코의 망자의 날을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가 바로 코코입니다. 미리 알고 보시면 이해에 큰 도움이 되겠지만, 뭐 모르고 봐도 전혀 지장이 없긴 합니다. 픽사의 그래픽이야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영화에서 그려지는 사후세계의 디자인은 가히 환상적입니다. 대형 스크린으로 보면 감동이 배가될 스케일인데 이정도면 죽어도 여한이 없겠다 싶을 만큼 아름답고 화려하며 매일이 축제같은 곳이었죠. 또한 픽사 & 디즈니의 주특기인 화려한 연출과 아름다운 음악은 영화에 활력을 불어주는 역할을 충실히 잘 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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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의 키워드는 '기억'과 '소멸'입니다. 아무도 자신을 기억해 주지 않을때... 철저하게 잊혀졌을때... 비로소 완전히 소멸되고 진정으로 죽는다는 사실이 핵심 전제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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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로 인해 (이단락 스포주의) 이승에서 유일하게 남은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점점 소멸되고 있는 할머니 코코가 어린시절 아버지가 들려주던 노래를 기억해 내며 따라 부르고 아버지를 기억해 내는 장면은 이 영화의 심장을 건드리는 최고의 명장면이었습니다.

시간되시면 잠시 감상을...

아래 동영상은 2분 15초 부터 나오는 걸로 맞췄는데 잘 안되네요...

리멤버미... 이 얼마나 간절하고 슬픈 부탁인가요... 잊혀진다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있는 사람들이 보면 더더욱 슬픈 영화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앞에 제가 언급한 '사후세계에서 루저는 죽어도 루저'라는 점의 연장선에서 이승에서 홀로 외로웠던 존재는 죽어서도 영원히 소멸되는 숙명인 건가... 하는 불편한 생각도 들긴 했어요. T^T

내가 세상을 떠나면 과연 나를 기억해 주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죽은자를 잊지 않고 기억해 주는 것... 그분이 다른 세상에서 행복하게 살아 갈 수 있게 하는 사소한 일이겠구나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먼저 가신 소중한 분들을 위해 잠시 묵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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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튼키위즈 (Rotten Kiwies) 평점 100%
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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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그래도 어제밤 꿈에 돌아가신 어머님이 나오셨는데
이런 영화를 소개해주시다니... ㅠㅠ
한번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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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소중한 분들을 기억하게 하는 영화라 추천드립니다. 가슴이 따뜻해지는 영화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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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kiwipie님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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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멤버미~~ 전 코코 보면 바로 이 노래가 떠올라요. 진짜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입니다!^^
아 그리고 키위님 글 읽고 체르노빌도 봤어요. 여운이 무지 기네요. 생각할 수록 먹먹해지고 무지가 재앙을 낳는.. 이미 우린 방사능에 다 오염이 되었는지도 몰라요. 총알처럼 날아간다니..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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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르노빌 보셨군요. 제 리뷰 다시 찾아오셔서 실제 인물도 확인하셨죠?ㅎㅎ 저는 세번 정도 더 봤는데요. 에피소드 1,2는 정말 볼때마다 안타까웠습니다. 방사능 무서워서 엑스레이도 못 찍겠어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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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 ㅋㅋ 그것은 놓쳤습니다. 다시 읽어볼게용 감사합니다 ㅎㅎ 와 세번이나 보셨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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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팅 잘보고 갑니다. 이승에 있는 사람이 저승으로 먼저 가신분들을 기억하지 못하면 저승에서 소멸이 되는듯 한 내용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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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네 맞습니다! 가족들과 함께 보시면 가족애가 뿜뿜하실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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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이 영화를 보면서, 남은 이들에게 나에 대해 어떤 기억을 남기고 갈 것인가에 대해 생각했었어요. 만화지만 철학적인 메시지가 담겨 있었던 거 같아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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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요. 상당히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영화였죠. 기독교 사상과는 거리가 좀 있지만...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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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멤버미~
픽사가 멕시코 배경의 재밌는 영화를 만들어냈죠.
뭔가 뻔한 스토리지만, 빤한 스토리로 이런 영화를 만들어 내는 엄청난 능력이네요 ㅎㅎ
음악이 워낙 좋아서 기억에 남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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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요. 클리셰지만 픽사만이 가진 위대한 연출의 승리죠! 정말 기대 별로 안하고 봤다가 친구 옆에서 눈물 참느라 힘들었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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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랑 보기 너무 좋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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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가족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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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보는 키위님 리뷰~
사실 저도 애니보면서 더 울어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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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 믿어주시니 감사합니다!! 이제 그만 울어야겠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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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함 찾아서 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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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추!! 입니다. (사실 제가 리뷰하는 건 다 강추에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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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몬스터 월e 토이스토리가 없다니......
코코도 아이들때문에 엄청 본거 같아요^^
우린 누군가의 기억에 의해 존재의 의미를 갖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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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마지막 말씀 멋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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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티비에서 해준적이 있었던가요? 암튼 본기억... ㅎㅎ
진짜 저런 저승이 있다면 당장은 아니더라도 죽는것도 두렵지 않을듯...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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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저도 일단 스팀 떡상하고 크루즈 여행 한번 다녀온 다음에 좀 더 생각해 보겠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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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울거같아요. 할머니 돌아가신지 얼마 안되었는데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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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님 기억해 드리는 것 만으로도 하늘에서 행복해 하실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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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좋아했던 영화였습니다 ㅠㅠ
너무나 너무나 기쁨의눈물이 흘렀던 ㅎㅎ
앞으로 픽사 애니는 빠짐없이 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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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는 카 빼고 다 재밌게 봤어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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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도 찾아서 봐야겠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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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가족이 함께 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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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아이가 힘들어해서 거의 다 못보고 나왔는데ㅜㅜ
신비로우면서도 죽음을 무섭지않은 추억하는 거로 나와서 죽는것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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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동화적인 포장이긴 했지만 그래도 사후세계에 대해 동경하게 해준 애니였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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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잘 읽었습니다.
믿고 보는 픽사 애니메이션!
아이들과 함께 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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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프사 보니까 반갑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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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애들 보여주면 좋아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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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랑 함께 보다가 어른이 감동받아 우는 그런 영화입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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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세계를 다룬 애니라니 ㅎㅎ 시간나면 봐야겠능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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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온가족이 함께 보시면 의미있을거에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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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보면서 리멤버미를 듣고 있어요. 우리 가족이 모두 감동하면서 봤던 영화 입니다. 그러고 보니 온가족이 행복해 하면서 본 애니는 거의 픽사꺼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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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에 사람 감동시키는 거 연구하는 부서가 있는 것 같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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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명깊게 봤었어요. 또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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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잊혀질만 할때 한번 또 보면 또 찡하게 올라올거에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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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애니는 아직 못 봤네요^^ 얼핏 재미있다는 말은 들었었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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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이 많이 된 애니라 많은 분들이 보신 줄 알았는데 아이들만 봤나봐요.ㅎㅎ 강추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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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이 가득 담긴 글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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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까지 해주시고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더 좋은 영화리뷰로 찾아뵐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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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애니메이션 추천 많이 받아서
'본다본다' 하다가도 뭔가 타이밍이 안 맞아서 아직도 못 본 ㅠㅠㅠ
키위형까지 별 5개로 추천을 했으니, 진짜 조만간 꼭 한 번 볼게!!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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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에서 마구 추천하면 한번 봐줘야 예의지...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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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에서 이 축제를 준비했던 추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영화보구 엄청울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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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에서 직접 준비까지하시다니 영화가 더 확 와닿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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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 영화 비행기 안에서 보았지만 푹 빠져서 보았습니다. remember me 라는 노래의 변주로 눈물샘을 펑펑 자극했지요.
이 영화를 보면서 '언젠가 애들과 같이 봐야겠다' 싶었습니다.
애들이 6살이 되어서 같이 보았는데..
이 영화를...
무서워해요!! 엄청!!! 사후세계를 보더니 무서워해요!!!!
감동은 개뿔 ㅠㅠ) 왠지 슬픈 추억이 남은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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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해골이 나오다보니 무서워할 수도 있었겠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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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감도 좋고 OST도 화면이랑 잘 어울어져서 아주 재밌게 봤던 기억이 있네용. 리멤버 미 다시 들어봐야겠습니다. 리뷰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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