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표팀 vs 볼리비아와의 평가전


조규성이 골넣고 세레모니하는 장면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볼리비아 평가전, TV로 시청했다.

전반은 솔직히 좀 답답했다. 볼리비아가 라인을 바짝 좁히고 내려앉아서 거의 ‘잠그기 모드’였다. 우리 공격도 자꾸 막히고, 중간중간 수비진 실수까지 나오니까 흐름이 볼리비아 쪽으로 넘어가는 순간도 있었고. 특히 볼리비아가 전반에 4번 슈팅 중 3번이 유효 슈팅이었다는 거 보고 “아, 오늘 장난 아니네…” 싶었다. 그래도 김승규가 묵직하게 버텨줘서 한숨 돌렸다.

그러다 후반 11분! 역시 캡틴 손흥민이지… 왼쪽에서 프리킥 얻었을 때 느낌이 왔다. “아 이건 찬스다.” 근데 진짜 감각적으로 휘어들어가는 궤적 보는데 소름. A매치 통산 7번째 프리킥 골에 54호 골이라니… 월드클래스는 역시 다르다.

그리고 후반 43분엔 교체로 들어온 조규성이 복귀골을 넣었다. 한동안 부상으로 못 봤는데 1년 8개월 만에 대표팀에서 골 넣는 거 보고 괜히 짠하고 기뻤다. 슈팅은 넘어지면서 때려서 세지는 않았는데, 그게 또 골라인을 넘는 게 기적처럼 느껴졌다. 축구는 그래서 재밌있다.

오늘 포백 쓴 것도 인상 깊었다. 그동안 스리백으로 했는데, 홍명보 감독이 이번엔 ‘포백’을 들고 나와서 뭔가 새로운 밸런스를 테스트하는 느낌이었다. 김민재-김태현 중앙 조합도 안정적이었고, 양쪽 풀백 김문환-이명재도 움직임 좋았고.

이번 경기가 북중미 월드컵 조 추첨을 앞두고 정말 중요한 경기라 그런지 선수들 분위기도 진지했다. 22위 지켜서 포트 2 유지하려면 11월 2연전 모두 잡아야 하니까. 볼리비아가 랭킹은 낮아도 최근 브라질까지 잡은 팀이라 은근히 긴장됐었는데 2대0으로 마무리된 게 참 다행이다.

이제 18일 가나전만 잘 치르면 되겠지. 올해 마지막 A매치, 좋은 기운으로 끝났으면 좋겠다.
오늘 경기 보고 나니까 왠지 마음이 뿌듯하고, 오랜만에 대표팀 경기 보면서 설렜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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